기적적인자몽Q116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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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회가 터벅터벅 다가오던 첫 대면에서 이홍위는 끝내 눈을 마주치지 못합니다. 박지훈은 실제 촬영에서도 유지태의 위압감 때문에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었고, 감독은 마음 가는 대로 하라고 했죠. 그런데 후반부에는 달라집니다. 이홍위는 왕족을 능멸하느냐며 한명회에게 호통칩니다. 잃고 싶지 않은 것을 지키려는 왕의 목소리였죠.
변화의 경계에는 모포와 갓을 걸친 얼굴 위로 번개가 치는 장면이 있습니다. 박지훈은 이때부터 이홍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고, 한명회가 말한 범의 눈 이후에는 나약함보다 힘이 생긴 지점을 의식했다고 했어요. 같은 인물이지만 상대 앞에서 숨기던 두려움과 맞서 세우는 기세가 한 장면을 사이에 두고 바뀝니다.
마지막 개울가에서는 손을 씻던 동작이 물장난으로 이어집니다. 유해진의 제안으로 더해진 장면이고, 박지훈은 유배 온 이홍위가 마을 사람들처럼이라도 뛰어놀고 싶었을 마음을 생각하며 촬영했다고 밝혔습니다. 엄흥도와 이홍위의 관계도 돌봄을 받는 왕과 곁을 내준 사람에서, 잠시 어린 시절의 움직임을 나누는 사이로 가까워집니다.
이 세 장면을 잇는 박지훈의 표현은 큰 동작보다 억눌린 몸이 언제 움직이는지에 있습니다. 박지훈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잃고 싶지 않은 순간의 호통을 여러 방식으로 시도했고, 유해진과 감독은 굵직한 발성이 더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두려움을 감추는 목소리와 뒤늦게 터지는 힘이 관계의 변화를 따라간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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