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사자K12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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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 빗소리가 후드득 떨어지기 시작하면 왜인지 모르게 부침개가 생각나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그 본능적인 끌림이죠. 실제로 빗소리와 기름 튀기는 소리가 비슷한 주파수대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냥 흐린 날엔 뭔가 따뜻하고 고소한 게 먹고 싶어지는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장마철 부침개에는 함정이 있어요. 습도가 높은 날엔 반죽이 금세 질어지고, 팬 온도도 쉽게 떨어져서 바삭하게 굽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에요. 이럴 때일수록 반죽을 평소보다 조금 더 되직하게 잡는 게 좋아요. 물 대신 차가운 얼음물을 쓰면 글루텐이 덜 생겨 겉이 훨씬 바삭하게 살아나고, 감자전분을 한 숟가락 섞어주면 튀김처럼 바삭한 식감을 낼 수 있어요.
기름은 절대 아끼면 안 돼요. 팬을 충분히 달군 다음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반죽을 올린 뒤엔 손을 떼는 게 핵심이에요. 가장자리가 하얗게 익을 때까지 절대 건드리지 않는 것, 그게 바삭함의 비결이에요. 뒤집은 뒤에도 기름을 조금 더 둘러주면 양면이 고르게 바삭해져요. 빗소리 들으며 지글지글 익어가는 부침개 한 장, 장마철의 작은 낙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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