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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윤서가 부르는 ‘못 잊겠어요’를 보고 나니까, “정통이 주무기”라는 설명이 과장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입부부터 숨을 길게 고르고 들어가는 맛, 음 하나하나를 눌러 찍으면서도 결코 늘어지지 않는 텐션이 딱 전통 트롯의 맛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14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건, 음정이나 발성보다도 가사를 다루는 방식이었어요. “지금도 생각난다, 자꾸만 생각난다” 같은 구절에서 말을 길게 끌지 않고, 기교를 최소로 넣으면서도 여운을 남기는 처리 때문에, 진짜 기억 속 어떤 사람을 떠올리는 듯한 정서가 살아났어요. 중간중간 약간의 농현과 꺾기가 들어가는데, 과하게 비비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딱 사용한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무대 중반, 박자가 몸에 완전히 들어온 뒤부터는 “노래를 갖고 논다”는 심사위원 멘트가 이해됐어요. 리듬을 앞에서 당겨 부르는 구간과 살짝 뒤로 끌어당기는 구간을 자연스럽게 오가면서, 반주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본인이 리드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도 한 번도 박이 흐트러지지 않는 걸 보면, 연습량도 연습량이지만 타고난 리듬 감각이 상당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표정 연기도 눈에 많이 들어왔어요. 과장된 제스처를 쓰지 않는데도, 눈썹과 시선, 입술 모양만으로 감정을 다 전달하는 스타일이라 화면에 꽉 찬 느낌이 났습니다. 특히 “지금은 남이지만, 아직도 나는 못 잊죠” 부분에서 살짝 미소와 쓸쓸함이 섞인 표정이 나올 때, 곡의 서사와 어린 나이의 간극이 이상하게 잘 어우러졌어요.
무대가 끝나갈수록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더 많이 보이는 타입이라는 것도 느껴졌습니다. 고음에서 약간 힘이 실리는 순간이 있긴 한데, 그게 거슬리는 과함이 아니라 클라이맥스용 힘 조절에 가깝게 들렸어요. 만약 앞으로 발성을 조금만 더 유연하게 다듬으면, 지금의 밀도 높은 정통 스타일에 여유까지 더해질 것 같아서 기대가 생깁니다.
전체적으로 이 무대는 “어린 나이인데 잘한다”가 아니라, 그냥 “그냥 진짜 잘한다”로 기억될 것 같아요. 편곡으로 과하게 치장하지 않고 정통 트롯의 골격을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본인의 색을 넣어 레전드 무대라는 말이 과하지 않은 무대였습니다. 영상 제목처럼 “아.. 윤서 내가 낳을걸”이라는 반응이 왜 나오는지, 끝까지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무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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