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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웅역 박진영

김태웅역 박진영

 

 

“거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믿고 싶어졌습니다.”

 

조선총독부 정무총감 사토 신이치의 양자. 조선총독부의 신임 영어 통역관. 조선 출생이지만 현재는 일본인 사토 히데오로 살고 있다. 조선 이름은 김태웅. 어릴 적 길에서 소매치기를 하다 사토의 눈에 띄어 그의 양자가 되었다.

 

양자가 되고 얼마 후 아버지는 조선인 아내를 맞았다.

 

사람들은 아버지가 내선결혼(內鮮結婚) 정책을 따르려 조선인과 결혼했다고 수군댔다. 하지만 태웅은 그게 아니란 걸 알았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사랑했다.

 

처음엔 어머니가 아버지보다도 어려웠다. 분명 조선인이라는데 어머니는 태웅에게 조선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태웅은 처음부터 어머니가 좋았고, 오까상이라는 말은 어딘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태웅은 물었다. 어머니. 어머니를...오까상 말고 어머니라고 불러도 될까요? 어머니는 잠시 놀란 듯했지만 곧 대답했다. 그래. 그러렴. 그날부터 이제껏 영 불편했던 이 다다미 바닥의 집이 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태웅은 나를 사랑해 주는 어머니가 나와 같은 조선인이라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어머니는 딸을 낳고 바로 집을 나갔다. 크게 상심한 아버지는 태웅과 아기를 데리고 바로 일본으로 떠났다. 태웅은 아버지가 가여웠다. 태웅처럼 아버지도, 버림받은 거였다.

 

그 후 태웅은 아버지의 진짜 아들이 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다.

 

낳아준 부모에게서 버림받고 처음으로 애정을 준 양어머니에게서도 버림받았는데, 아버지에게서조차 또 버림받을까 봐서, 그래서 또 혼자가 될까 봐 태웅은 두려웠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공부해 아버지가 원하는 일본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

 

하지만 솔직히 군인이 되고 싶진 않았다. 제아무리 일본인 사토 히데오로 살고 있다고 해도 일장기가 붙은 군복을 입고 사람을, 조선인을 죽이는 것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때 하늘이 태웅을 도왔다. 육사 졸업 직전 태웅은 폐결핵에 걸렸고 후유증으로 결국 군인이 되지 ‘못’했다. 어릴 적 부실했던 건강이 발목을 잡은 거였다. 몇 번이나 사경을 헤맸지만 사실 태웅은...기뻤다. 군인이 되지 못해서 다행이었다. 아버지는 크게 낙심했지만 태웅을 탓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육사를 졸업한 태웅은 동경제국대학에 들어갔다. 일본인 학생들은 그를 조센징이라 했고 동경의 조선인들은 그를 쪽바리라 멸시했다. 태웅은 모든 시선을 무시했고 최우등으로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그즈음 조선총독부의 2인자인 정무총감에 발탁된 아버지가 조선에 같이 가자 권했다.

 

어머니. 그 순간 어머니가 떠올랐다.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단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던 어머니가 보고 싶었다.

 

어머니를 찾겠다는 비밀스런 목표를 가슴에 품고 태웅은 10여 년 만에 조선에 돌아온다. 그런데 총독부에서 아주...이상한 여자를 만난다.

댓글1
  • 따뜻한포메그라네이트A126364
    태웅 삶도 평탄치 않았지요. 김태웅은 조선인 양어머니를 그리워 하고 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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