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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남성입니다.
혹시 고구마순 좋아하시나요?
사실 가을 제철인 황토 고구마는 유명해도
고구마순까지 맛도리인지 모르는 분들이 제법 되더라구요.
고구마순 김치도 맛있고, 고구마순 나물도 맛있는데
고구마순이 잔뜩 들어간 감자탕도 정말 맛있기에
우리 동네 고구마순 맛집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ㅁ 고구마순과 관련된 추억?
어릴적 시골에서 자라온 저는 고구마순과 아주 친해요ㅎㅎ
시골 마을에서 마땅한 알바가 없었던 저희 마을은
어린 시절 고구마순을 벗겨서 그걸 중간상이나 시장에 내다팔아서 용돈벌이를 했었는데요.
바쁜 농번기에도 잠을 아껴가면서
부모님이 고구마순을 벗겼기에 고사리손이라도 일손을 도왔던 추억이 생각나요.
백열 전구 아래서 가족들이 모여 고구마순을 벗겨 용돈벌이를 하던 어린 시절이 있었는데
가족과 오순도순 함께 했던 추억이 있던 고구마순이라서
추억 버프(?)로 여전히 고구마순이 맛있는거 같아요.
ㅁ 전주 <육일식당> 이용팁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2가 275-3>에 위치한 '육일식당'은
1989년부터 장사를 시작해 고구마순 감자탕으로 명성을 떨치며
조금씩 매장을 넓혀가며 이젠 2대를 넘어가는 로컬 맛집인데요.
간판에서부터 '고구마순 감자탕'을 강조하며 고구마순에 진심인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시래기 감자탕에 익숙한 젊은 세대와 달리
저의 부모님을 비롯한 어르신들이 아주 좋아하는 '고구마순 감자탕'이에요.
전용 주차장이 가게 입구에 넓게 있어서
정말 주차 스트레스 1도 없이 주차 가능합니다!
ㅁ 아주 친근한 매장 분위기ㅋ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육일식당이 작은 가게부터 시작해
점점 매장을 키워나간 모습을 조선왕조실록 마냥 보여주는 이 가게의 영광스러운 역사인데요!
이렇게 가게를 번듯이 키우실때까지
얼마나 많은 지역분들이 이 가게에 들려서 '고구마순 감자탕'을 사랑하셨는지 알거 같아요.
가게에는 깨알 고구마줄기의 효능까지 알차게 적어 있어 귀여웠어요ㅋㅋ
ㅁ 소박한(?) 밑반찬
전라도에서 잘 나가는 식당은 각종 반찬이 8~10개 정도씩 나가지만
이 집은 약간 섭섭하게 소박한(?) 밑반찬 구성입니다.
배추김치, 미역줄기, 시금치, 샐러드, 어묵볶음 등 밑반찬으로 깔리는데
뚝배기 위로 솟아오른 고구마순 마운틴(?)을 영접하기 위한 에피타이저에 불과합니다ㅋ
(그래도 감자탕 나오기 전 예의상 배추김치에 백반 한입 해봅니다^^)
셀프바로 되어있어서 더 리필해서 가져올 수 있습니다.
ㅁ 전주 <육일식당> 메뉴판(2026년 버전)
역시 맛집은 여러 메뉴를 팔지 않는거 같아요.
오직 감자탕만 파는데 옵션에 따라 원조 감자탕, 등뼈로만 감자탕, 사골로만 감자탕으로
나누어서 주문할 수 있어요.
그외에 메뉴는 감자탕에 더 빛나게 하는 부재료들 뿐...
ㅁ 비주얼 쇼크! 뚝배기 위로 솟아오른 고구마순 마운틴(?)
처음 냄비가 식탁에 등장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와..." 하고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보통 감자탕 하면 갈색 우거지가 깔려있기 마련인데,
이곳은 잘 다듬어진 고구마순이 빈틈없이 가득 쌓여
마치 하나의 거대한 초록색 마운틴을 연상하게 합니다.
메뉴판에는
고구마순이 엄청 들어간 '원조 감자탕'이 있고,
그 외에 '등뼈로만', '사골로만' 중에 선택할 수 있어 취향껏 뼈 부위를 고를 수 있지만
진짜 토박이들은 고구마순이 엄청 들어간 '원조 감자탕'이 원픽입니다!
ㅁ 기존 시래기는 잊으세요! 고구마순의 아삭 쫄깃함이 살아있는 감자탕!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국물을 고구마순 위로 사정없이 끼얹어 줍니다.
푹 익은 고구마순을 한 입 먹어보면 왜 이 집이 줄을 서서 먹는지 단번에 이해가 가는데요ㄷㄷ
사실 저도 다른 지역에서 쉽게 보는 시래기가 올라간
평범한 감자탕들을 많이 먹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고구마순이 잔뜩 올라간 감자탕은
정말 감자탕의 식감을 한차원 수준 위로 올려놓더라구요!
고구마순이 잔뜩 올라간 육일식당 원조 감자탕을 더 맛있게 먹으려면
감자탕 국물을 고기와 고구마순에 열심히 끼얹어주시면 더 좋습니다.
뭔가 국밥 먹을 때 토렴(?)한다는 느낌으로 국물을 올려주면 더 맛있어지는 거 같더라구요.
다른 가게에는 '뼈추가'만 있었던 거 같은데
이집은 특이하게 '고구마순 추가'도 있을만큼 고구마순에 진심이에요ㅋ
육일식당 본점 고구마순 감자탕을 좋아하는 단골들은
등뼈에 붙은 고기도 맛있지만 고구마순 먹으러 온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래기처럼 부드럽게 뭉개지는 게 아니라,
아삭하면서도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이 예술입니다.
씹을 때마다 고구마순 줄기 사이사이에 가득 머금어져 있던
진한 국물이 쫙쫙 뿜어져 나옵니다.
국물은 묵직하고 깊은 사골 베이스에 얼큰함이 싹 감돕니다. 첫 숟가락을 뜨자마자
"여기 소주 한 병이요!"를 외치게 만드는 마성의 깊은 맛입니다.
고구마순 산맥을 살짝 걷어내면 큼직하고 살코기가 두툼하게 붙은 뼈들이 정체를 드러냅니다.
야들야들한 살코기를 발라내어 고구마순으로 돌돌 감싸 소스에 찍어 먹으면 완벽한 삼합을 이룹니다.
야들야들한 고기와 아삭한 식감의 고구마순,
그리고 꼬소한 흰쌀밥까지 조합이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감자탕의 ‘감자’가 ‘포테토’가 아니지만 친절하게(?) 감자까지 들어있네요ㅎㅎ
뭐가 되었든 이런 진국에는 어떤 건더기던 다다익선입니다ㅋ
ㅁ 라면사리는 필수!
고기를 어느 정도 건져 먹고 나면 무조건 라면 사리를 투하해야 합니다!
전골 국물이 라면 전분과 만나 걸쭉해지는데,
이때 라면 면발과 고구마순을 한 번에 크게 집어 입안에 넣으면
아삭함과 꼬들함이 동시에 터지는 환상적인 식감을 자랑합니다.
쩝쩝박사인 저는 라면사리보단 우동사리를 좋아하는데
얼큰한 감자탕 국물과 고구마순의 조합이라
탱글한 우동 면발이 정말 좋아요~
ㅁ 마무리는 역시 볶음밥!
건강 프로그램을 보니 한국인은 고기먹고, 면먹고, 거기에 볶음밥까지 볶아먹는다고
탄수화물 중독이라고 하지만 왠지 볶음밥을 안 먹으면 뭔가 안 먹은 느낌이 나는 걸 어쩝니까ㅋ
육일식당 본점은 마무리로 셀프 볶음밥을 할 수 있게 세팅을 해주시는데요.
감자탕의 국물을 한 국자만 남기고 국물은 다 퍼주세요.
국물 한국자만 남은 냄비를 끓여서
공기밥, 김가루, 부추, 콩나물, 당근, 그리고 꼬소한 챔기름(?) 까지 넣어주세요.
쩝쩝박사의 감으로 적당히 볶아졌다 싶으면 평평하게 볶음밥을 펴서
골고루 볶음밥에 열을 받도록 해주시고 가스불을 꺼주세요ㅎㅎ
진짜 안 먹었으면 서운했을 법한 볶음밥의 맛이에요!
먹다가 목 멕히면 옆에 떠놓은 남은 감자탕 국물 한 숟가락씩 드시면서 아주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