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토끼E116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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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 깃든 눈빛이 작품 전체를 압도해요.
특히 돋보인 거는 단연 아파트 계단 장면이에요. 엘리베이터 점검 때문에 높은 층수를 구두를 신은 채 숨차게 걸어 올라가다가, 계단 참에서 땀을 훔치며 하이힐을 벗어 들던 그 순간이요. 진짜 상류층인 현주(정은채 분)는 결코 겪지 않을 육체적 피로와 계급의 격차, 타인의 삶을 훔쳐 사느라 온몸이 짓눌리는 유미의 처절함이 대사 한마디 없이 오롯이 전해졌어요.
또 마레 갤러리 시절 현주가 유미에게 은근한 경멸을 담아 무심하게 건네던 태도와, 훗날 계단에서 진짜 안나와 가짜 안나가 맞닥뜨렸을 때 얼어붙던 유미의 미세한 턱 끝 떨림도 강한 잔상을 남겨요. 거짓을 유지하기 위해 매 순간 영혼을 갉아먹는 주인공을 보며 마냥 비난하기보다 묘한 연민과 긴장감을 느끼게 만드는 드라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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